갑자기 인생이 막막해서였다.
아니, 원래도 막막했지만 차라리 그만 두고 싶을 정도가 심해지기에 그렇다면 여행을 가자 생각했다. 홀로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지금껏 꿈만 꿔오던 여행을 말이다.
계획을 세웠다. 무서워졌다. 그리고 막막해졌다.
그러나 그 느낌이, 내가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며 느낀 감정들과 아주 똑 닮아 있었다.
그래서 더욱이 나홀로라도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이 감정들을 이겨낸 뒤의 풍경이 과연 어떨까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엔 아무것도 아닌 일이며 그저 좋은 경험이었을 뿐으로 남을, 그 풍경이 내게는 필요했다.
아무리 척박할지라도 앞으로의 나의 삶도 이처럼 ‘그러할 것’이라는 믿음, 그 증거가 필요했다.
2015. 2. 7. 0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