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어릴 때, 십여년도 전의 일이니 꽤 되었다. 처음엔 접하기 쉬웠던 네이버 블로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조금 더 나만의 공간스러운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어 티스토리로 옮겼다. 그래. 그렇게 이 블로그로 옮기고, 그 후로 흐른 시간만 해도 몇 해가 되었고 나는 꽤 많은 글들을 썼다. 하루 하나 쓰던 글이 여유가 빠듯해져 주에 하나로 줄었더래도, 그래도 꾸준히 써왔다.
그런데 이렇게 공개된 글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 싫었다.
공개되는 것이.
아니,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공개된 곳에 나만의 안식처가 있었음 하는 것일 확률도 높으나, 일단은 표면적으론 싫었다. 기록은 하고 싶고, 그러나 공개는 하기 싫고.
근데 어느 순간, 공개하고 싶어졌다. 소통을 하고 싶었을까.
그래서 홀로 끄적이던 감상문이나, 형편없이 짧거나 두서없던 일기 혹은 낙서들은 하나씩 공개글로 돌리기도 하고 아예 처음부터 작정하고 공개글로 써보기도 했다.
요즘도 가끔 비공개로 전부 돌려버리는 충동이 종종 일곤 하는데, 그래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그래도 한 번 더 그대로 놔두고. 그러기로 했다.
아직도 모르고, 아직도 숨고 싶다.
하지만 계속 드러내다보면 언젠가 무감각해질 나를 사실은 고대하고 있다.
어쩌면 처음, 그 어릴 적부터 바랐을지 모를 나를.
차츰차츰. 찾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