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부터 5월 30일까지 총 24일간의 여행
5월 7일 IN 프랑크푸르트
유럽의 해가 빨리 진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도착했을 땐 하늘이 시커멓게 물들어 있을 줄 알고 첫날엔 공항 근처의 마이닝거에어호스텔을 잡았다. 한국에선 낮 1시쯤 출발하지만, 프랑크푸르트 도착하면 오후 5시 반이 될 테니까, 게다가 짐 챙기는 시간까지하면 더 하면 더하지 않을까 싶었었다.
그러나 오산. ㅋ
이보다 맑을 수가 없다. 섬머타임이라 시차도 7시간이고, 해도 가장 길 때에 속해서 밤 9시까지도 해가 지지 않았다. 하하하하. 그러고 보니 어느 때엔 유럽해가 지질 않아서 괴로웠다는 누군가의 말도 생각나고. 이게 왜 지금 생각났을까...
여튼 이미 벌어진 일. 만약 혼자였다면 심심해 죽었을 테지만, 여행 초기 계획과는 달리 언니와 같이 가게 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언니랑 얘기하다 일찍 잠들었음.
거리는 가까웠다. 차가 없었던 우리들은 공항에서 숙소로 오기까지 숙소의 셔틀버스를 이용해 숙소로 도착했는데... 몇 분 안 되어 도착했다. 단, 우리의 친구 구글 말처럼 도보로 10분~20만에 갈 거리는 아니었다... 도보가 없잖아, 구글짜샤...
여튼 체크인을 하고 우리는 호텔 뒤뜰로 나와 두리번거렸다.
주변은 아주 허허벌판. 그러나 뒤뜰에 미니미 공원 같이 풀밭 조금과 벤치 한두 개가 있어서 예뻤다. 으음. 그치만 이때 반팔을 입고 나왔어서 추워 죽는 줄 알았지. 덜덜 떨면서 사진 몇 방 찍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야 했다. 여기는 여름처럼 따듯하다가도 바람이 차더라. 햇빛은 뜨거운데 바람은 차서 수시로 겉옷을 벗었다 입었다 했을 정도였다.
여튼 피곤했으니 도착 첫날에 우리는 숙소에서 씻고, 다음날을 계획하고, 데스크 옆 바에서 콜라와 물이나 사가지고 올라와서 마시다가 잠들었다. 평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던 우리는 여기서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본의 아닌 바른 생활 어른이가 되었음. 한국에서의 게으름이 여기서 빛을 발할 줄이야. 떠나기 전에 웃으면서 헛소리로 했던 말이 사실이 됐다ㅋㅋ 뻥 안 치고 정말로 시차 적응이 따로 필요 없어서 여행하기 딱 좋았을 정도였음.
아...여기는 물이 우리나라와는 달라서 씻을 때 거품도 잘 안 나고 잘 닦이지 않는 느낌이 들었서 괴로웠다. 씻고 나서 엄청 건조해서 로션 덕지덕지 발랐고, 특히 손 건조해서 혼났다. 핸드크림 챙길걸. 가져온 바디 로션도 모자랄 것 같았다(결국 가져온 거 다 써서 나중에 삼). 심지어 콧속도 건조해서 코피가 찔끔찔끔 날 정도니 말 다했다.
비행기 타고 올 때 옆에 앉아계셨던 아주머니가 말씀해주신 대로 호텔에 슬리퍼가 잘 없더라. 으응. 덕분에 비행기 슬리퍼 챙겨가서 잘 썼다.
공항에서 마이닝거 셔틀 찾아 헤매며 깨달은 건데,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많은 대신 여기 사람들은 길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더라. (마주치는 흡연자 비율이 독일 10, 네덜란드 1, 벨기에 2, 스페인 3, 한국 3 정도의 느낌?)
그래도 담뱃재가 눈에 들어가는 한국과 같은 불상사는 없었음ㅋㅋ 바람이 많이 부는데도. 아 바람하니까 생각났는데, 여기서 선글라스 쓰는 이유가 햇빛 때문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뜨거울 줄은 나도 몰랐다. 심지어 거리에 먼지가 엄청 많고 봄, 여름 시즌이라 그런지 꽃가루도 엄청나서 낮에는 선글라스 안 끼곤 못 배기겠더라. 바람 불면 눈에 먼지 들어가니까 이모저모 눈을 뜨기 위해서라도 모자와 선글라스는 반 필수 느낌이었음.
5월 8일 이튿날. 숙소를 이동했다.
아침에 새벽같이 눈이 떠져서 11시 공항 셔틀 탈 때까지 멍 때렸다. 로비(0층)에서 샌드위치랑 커피도 사먹고.
호스텔 안 로비 뒷편에 이렇게 바가 있음. 여기서 사먹었다.
그러다 공항으로 셔틀 타고 이동! 7유로 내고 공항까지 가는 셔틀 토큰 2개 획득했다.
일단 가게되면 게이트가 많아서 여러 군데를 돌며 내려주는데, 우리는 착각해서 엉뚱한 곳에 내린 후 멘붕. 기껏 셔틀 타고 와놓고는, 덕분에 공항 무료셔틀을 한 번 더 탔다. 지하철을 타야하고, 또 함께 온 언니가 급하게 온 거라서 유레일패스를 안 끊었었거든. 그래서 유레일패스도 사야했기 때문에 지하철 인포가 있는 곳으로 가야했는데, 엉뚱한 곳에 내려버려서 한참을 헤맸다. 공항 안에서 지도 열심히 보고 유추해서 겨우겨우 찾았음. 유레일패스를 현지에서도 끊을 수 있을까, 가격이 비싸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인포(DB인포메이션+오피스)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갑자기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512유로를 현금으로 결제하며 급 근심과 우려 걱정에 빠졌다. 이거 때문에 내 카드가 문제 있는 줄 알고 ‘앞으로 카드가 안 되면 어쩌나’ 걱정돼서 일부러 현금 대출까지 미리 받아봤는데... 알고 보니 DB에서 원래 내가 쓰는 마스터 신용카드가 잘 안 읽힌댄다. 으. 다행이긴 한데 괜히 걱정했다. 여튼, 프랑크푸르트는 대부분 카드가 안 되는 곳이 많아(비교적 소액이라) 제대로 카드결제가 되는지 확인하기까지 아주 전전긍긍이었다. 무려 나흘간이나 말이다. 512유로(약 60만원)을 현금으로 내고 나니 현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다지.
뭐어.. 다행인 부분도 있다. 출발 전 환전 시에 100유로짜리화폐를 몇 장 환전했었는데, 그게 정말 잘 안 쓰는 화폐라는 걸 뒤늦게야 알았다. 이 화폐를 유레일 패스 살 때 거의 다썼다. 어찌 쓰긴 썼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거겠지...? (보통은 20유로부터 자주 쓴다고 함.)
지하철 인포, 여기서 패스 구입 겸 오픈까지 했다! 오픈 하고 바로 패스를 쓰기 위해 언니와 나는 근처 의자를 찾아 삼만리. 유레일패스로 기차 탑승하려면 오픈하고 나서 열차 타기 직전에 필수 기입해야하는 게 있었다. 미기입시 벌금 쩔기 때문에 우리는 바로 시행ㅋ
의자 찾는 것도 좀 헤맸음ㅋㅋㅋㅋ 여튼 앉아서, 디테일부분에 상세내용을 적는데 낯선 용어가 있어서 갑자기 오게 되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몰랐던 언니는 3개월 먼저 준비하고 있던 내게 물었다.
“짚코드가 뭐야?”
zip code. 으음...알아본지가 오래되어 잘 기억이 안 났다... 그래서 걍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언니가 황당하다는 듯이 대체 3개월 동안 뭐 한 거냐고 진지하게 물었다. 음... 왠지 준비기간이 길어도 다 까먹어서 별로 안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알아본 것들이 직접 몸으로 경험한 것이 아니라 웹검색뿐이었어서 저것 말고도 전적이 있던 상황이었어서 언니가 불신의 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문제의 그 유레일 패스. 한국에서 공동구매한 것과 독일에서 직접 사는 것은 모양새가 달랐다. 그러나 내용은 같음.)
(짚코드는 지역번호였던 걸로 기억. 아마도 82 적으면 됨. 겨우 떠올라서 언니한테 말해줌.)
전적이라함은 어제 묵었던 마이닝거 호텔에서 공항까지 걸어서 10분이면 된다고 호언장담해서 언니가 마이닝거 숙소 체크인할 때 공항까지의 셔틀이 필요 없다고 단호하게 놉! 했었다. 근데 알고 보니 내 구글이 인도도 없는 풀떼기를 자동차의 속도로 지나가라고 알려준 거였음... 그래서 나중에 부랴부랴 다시 내려가서 셔틀버스를 신청해서 다음날 무사히 공항으로 온 것. 너란 구글......나쁜 구글... 언니가 말하자면 이때부터 내 계획을 온전히 믿지 못하고 스스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다음날의 계획을 짜야한다며 두 시간 넘게 잠도 안 자고 계획을 짜기 시작하더랬지....내 계획표를 이면지로 써서..... 그거 쓰래기 아닌데. (그래도 나중에 칭찬 받음. 그래도 알아보긴 했네, 하고. 우리가 헤맸던 정보가 일단 다 쓰여 있긴 했거든. 문제는 다 헤맨 다음에 그 정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거.)
여튼 그 계획대로, 난 따랐다. 뭔가 익숙했지만 기억은 안 났기 때문에...
그러한 우여곡절 끝에 이동한 곳은 프랑크푸르트의 중앙역. 그곳에 두 번째 숙소 유로파가 있다. BUT, 내리자마자 한국과는 다른 구조에 2차 멘붕.
그 와중에 그림과도 같은 샌드위치를 보고 내가 흥분하자 언니가 짜증을 냈다.
“넌 이 상황에 그게 먹고 싶냐“
근데 냄새가 쩔잖아........어쩔 수 없어.......는 결국 다음날 아침은 여기서 크로와상하나랑 샌드위치를 사먹게 됨. 나보다 언니가 더 반함. 샌드위치도 샌드위치지만 크로와상이 진리라며ㅋㅋ. 와 여긴 뭐 다 맛있냐며 독일에 대한 내 환상이 커진 순간이었다. 알고 보니 그 빵집이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었던 것일 뿐이지만. 운도 좋았지. 그 앞집인가 뒷집 빵은 맛없더라.
두 번째 숙소는 사실 역 바로 옆에 있다시피 했는데, 처음으로 외국에서 길찾기를 시도한 것이라 스트릿 이름으로 길을 찾으려니 헷갈려서 코앞에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가는데 30분이 걸렸다....
나중에 숙소에서 역으로 걸어와보니 5분........하하...
여튼 이 숙소가 아주 꿀! 음료바를 무료로 제공해주고, 호텔예약사이트와의 연결(문의 및 수정사항 등)도 빠릿빠릿했으며 가격대비 최고였다. 특히 조식이 아주 맛있어서 난 다른 데도 다 이렇게 맛있는 줄. (근데 아니었어....2번째 마이닝거=쾰른은 증말....별루였다.....)
이 날은 짐을 풀고 일단 주변 지리룰 익히고 박물관 거리를 둘러보았다. 초반이라 그런지 무슨 건물이든 예뻐 보여서 아주 카메라를 들고 수백 장을 찍었다. 그러다가 신호등 버튼 누르는 거 까먹어서 반대편에서 다른 사람이 눌러줄 때까지 마냥 기다렸다. 언니가 와 버튼 누르는 거 신기하다 하더라. 난 원래 알고 있었다고 하니까 언니가 날 때릴려고 했다.
박물관 거리 옆에 바로 흐르는 마인강 보면서 와아아아 하면서 가다가 엄청난 꽃가루에 폭격 당했다... 사실 유럽의 선글라스는 햇빛이 아니라 이거 때문에 쓰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선글라스를 나란히 쓰고 박물관 거리를 지나다가 모네전이 열리길래 한 30분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보기로 했다. 영어를 못하는 난 언니 등을 떠밀었다. 심지어 미술 쪽으로도 아는 게 많이 없어서 볼까말까 고민했지만 14유로라고 해서 ㅇㅋㅇㅋ 함. 14유로! 끄덕끄덕! 근데 언니가 40유로를 냈다. 순간 언니도 직원도 나도 으응?하고 언니가 내민 돈을 보았다. 직원은 착하게도 돈을 돌려주며 다시 14유로라고 얘기해줬다. 언니는 다시 14유로를 냈다. 나중에 물었더니 왜 그랬는지 언니는 기억이 안 난댄다. 갑작스런 영어사용이라 걍 패닉이었다고.
여튼 미술관에 들어가서 보니까 영어 걱정했던 게 기우였을 정도로 좋고, 작품 수도 많았다. 언니가 설명해줘서 더 좋았지만. ㅋㅋㅋ 배가 너무 고파서 다 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그치만 나가서 거의 바로 맛있는 거 먹었으니까!
뢰머 광장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뭘 먹어야할지 몰라서 방황했었다. 한국인 아주머니처럼 호객하시는 분께 어영부영 낚여서 소시지와 샐러드를 먹었음. 양이 쩔었다. 그러나 다 먹었다. 배가 터졌다.
그와중에 디저트를 노렸으나 더는 불가능해서 포기하고 돌아섰다.
먹었던 것 중 하나인 샐러드. 진짜 야채들이 엄청 싱싱함. 토마토도 꿀맛. 나 토마토 안 좋아하는데도.
밥을 먹은 후, 피곤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가 조금씩 내리려고 해서 숙소로 바로 돌아왔다.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스윙칩 양의 3배는 되는 거 같은 감자칩을 1.99유로에 샀다.
쩌쩐다. 그 과자를 호텔에 무료 음료 바로 제공되는 4개의 맥주 중 2개를 언니랑 나눠마셨다. 한 병씩밖에 안 마셨지만 졸려서 기절하듯 잤다.
5월 9일 셋째날. 역시 숙소는 한 곳에서 진득하니 머무르는 게 좋아.
첫째 날 이후로 매일 저녁 언니의 정산 타임이 있었다. 512유로를 현금으로 계산하고 난 후, 언니가 ‘현금이 부족할 것 같으니 되도록 카드를 쓰자’고 다짐하듯 말했는데 이 날까지 한 번도 못써서 비상이 걸렸다. 심지어 이 다음날 갔던 뉘른베르크에서는 꽤 큰 금액(한화로 약3~4만원 꼴)인데도 거절까지 당했으니까......흑.... 다다음날에 점심 먹을 때에야 겨우겨우 썼더랬지....
여튼 걱정은 억지로 제쳐두고 9일 날은 푸랑크푸르트 대성당, 뢰머 광장으로 갔다. 오늘에야말로 야경을 보자고 했는데....9시가 넘어도 해가 질 것 같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고 이날도 저녁까지만 돌아다녔다... 해가 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졌어...
대성당 찾아갔다가 중간에 골목의 카페를 가서 치즈케이크를 먹기도 하고. 꼬랑지랑 앞이랑 맛이 달라서 신기했음.
기껏 대성당이랍시고 갔다가, 그게(지금껏 보아온 대성당 같은 건물이) 대성당이 아닐 거 같다고 확인해보자고 언니가 말해서 다시 대성당으로 향했다. 대성당은 맞긴 맞는 거 같은데, 전망대가 있었다. 6유로씩을 내고 한 번 올라가 봄. 그리고 끝없는 계단의 향연이었다.... 죽을 뻔.. 내가 아야한 날이라 거의 삼보일배 수준으로 올라갔다. 올라가서도 끙끙 배를 붙잡고 있다가 결국 사진 한두방 찍고 내려와서야 배가 진정이 되었다.
프랑크푸르트에는 사과주 열차가 있는데, 이게 내가 아파서 탈까말까 고민하다가 다시 괜찮아져서 타기로 했었는데, 뢰머광장에도 정류장이 하나 있는 걸로 안다. 그래서 여기 와서 기다렸는데 안 왔음. 오늘 하루의 일정이 거의 사과주열차를 위한 일정이었는뎈ㅋㅋㅋ큐ㅠ 기다리며 산 오빠 선물이나 챙겨들고 걍 사과주 열차 포기. 저녁 먹으려 했던 곳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걷고 또 걸었는데...너무 멀어서 난 식당이 없는 줄 알았다...
여튼 여긴 사과주도 있고 학세도 있는 줄 알고 왔더니 사과주만 있어서 그냥 그 비슷한 슈바인 숄더(보쌈 맛)랑 사과주를 먹었다. 슈바인 숄더...난 별로...난 별로 입맛에 안 맞았음.......걍 생 보쌈 맛........새우젓이 필요했다.... 같이 시켰던 슈니첼(커틀렛)은 맛있었는데. 무난했다.
어딜 가든 독일 전통 절임 같은 음식이 딸려서 나오는데 이게 딱 신김치맛이랑 유사하다. 게다가 가는 집마다 김치맛 다르듯 맛이 달라서 우리는 그냥 독일 신김치라고 불렀다. 정식 명칭은 SUERKRAUT인 듯하다.
(슈바인숄더와 곁들여진 일명 독일 신김치)
애펠바인(애플바인, 사과주)은 맥주도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엔 톡 쏘는 맛이 강해 한 잔 다 마시지도 못할 맛이었다. 시켰던 두 잔의 애펠바인 중에 언니가 한 잔 반을 마셨음... 사과주스 향이 조금 나는 소맥 같은 느낌이란 기억밖에 안 남아있음.
5월 10일 넷째날. 뉘른베르크 갔다.
이 날이 아마도 여행 중 최고로 예쁜 마을을 만났지 않았나, 가장 맛난 것을 먹지 않았나 싶다. 뉘른베르크는 생각보다 작았고, 생각보다 예뻤다. 작은 동화마을 같은 느낌? 여기 또 교회가 하나 큰 게 있는데 여기 들어가면 자발적으로 돈 내는 곳도, 양초 피우는 곳도, 찬송가 듣는 기계도 있어서 볼 거리도 들을 거리도 충분하다고 느꼈다. 특히 교회 성가대 음악을 헤드셋 끼고 들어보았는데 와.....진짜 소름....
나올 땐 입구 앞에 놓인 방명록에 뭐라뭐라 써놓기도 했다. 못 가봤다면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음. 난 아직까지도 그때 들었던 노래가 또 듣고 싶다. 아쉽게도 그 후로 갔던 성당이나 교회에서는 아무리 커도 찬송가를 들을 수 있는 기계가 없었다. 흑...
교회를 나와서, 배가 고프기도 하고 바로 근처에 바피아노가 있길래 가보기로 했다. 음. 역시 샐러드는 맛있었다. 스파게틴 너무 금방 불어서... 그래도 맛은 있었지만.
다 먹고 난 후엔 여기서도 걷고 걷고 또 걸었다. 이날까진 진짜 주구장창 걸었던 것 같다.
와인하우스를 가겠다고 걸었는데 못 찾아서 그냥 광장 같은 데에서 축제 하는 것 구경하고 또 한참 걷다가 완구 박물관이나 갔다. 이날 운 좋게도 축제하는 날이어서 그런지 광장에서 볼 거리가 많아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
(어느 마을이든 주말이나 어느 특정한 날엔 마켓과 같은 축제 비스무리한 것이 열리는 듯하다.)
완구 박물관은 성인 1인당 5유로. 4층까지 있지만 가장 끝 층은 아이들 노는 곳인 듯해서 3층부터 돌았다. 작은 철도 미니어처부터 인형, 인형놀이용인 듯한 가구세트 등 볼 거리가 상당했다. 여기에 우리가 어렸을 때 했던 과학상자 비슷한 것도 많았다. 하지만 퀄리티는...어마무시...ㅋㅋㅋㅋ 우린 절대 못 만들듯 ㅋㅋ 여튼 가격대비 굿! 데스크에서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더라. 통계라도 내리려나.
이후에도 역시 저녁까지 돌아다녔다. 해가 지질 않아서 늦은 줄도 모르고 있다가 시간을 보고 저녁 먹으러 부랴부랴 주변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전에 검색해서 갔던 데가 생각보다 맛 없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그냥 길거리에 있는, 사람 조금 있는 식당에 들어간 거였다.
야외에 앉았는데 난 내가 통구이가 되는 줄 알았다. 뜨거웡....
시킨 것은 슈바인학세가 없어 비슷해 보이는 슈바인너클과 소시지!
슈바인너클이 나오기까진 어마무시한 시간이 걸려서 맥주 두 잔을 꼴깍꼴깍 순식간에 해치웠지렁ㅋ 너클이 나왔다! 먹자마자 언니와 나는 와아하고 탄성을 질렀다. 이거슨 익숙한 맛! 짭쪼롬한 닭백숙의 맛!
크응으앙아 이때까지만 해도 원래 이 음식이 맛있는 건줄 알음. 저 집이 맛있는 집이었던 건줄도 모르고.... 나중에 딴 음식점 가서 학세랑 너클 동시에 먹었는데, 둘다 별로였다. 여기! 저 음식점의 너클이 쩔었던 것! 딴 건 몰라도 정말 또 먹고 싶을 정도의 그리운 맛이었다.
식사를 다 하고, 이제 열차를 타고 다시 숙소가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하려는데.....기차가.........2시간 연차규ㅜㅠㅠㅠ 얼핏 듣기를 2시간 연착은 기본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라고 누가 그러긴 하더라.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렇게 긴 연착이 아니라 플랫펌이 바뀌었던 것 같은데, 이때 당시에는 플랫폼까지 바뀌는 경우가 있는지 꿈에도 몰라 꼬박 2시간을 고대로 기다려야 했다.
추워 죽는줄...... 해가 지면 여긴 얼음장....낮에도 바람이 차지만 햇빛 때문에 따땃한 거였는데....밤이 되니.............후.... 언제 또 한 번 연착된 데다가 플랫폼까지 바뀐 적이 있었는데 그땐 다행히도 착한 파란셔츠의 남자외국인이 친절하게 플랫폼이 바뀌었다고 설명해주어서 무사히 탑승했다. 쾰른 갈 때였음!
열차가 수시로 시간이 바뀌고 플랫폼이 바뀌니 방송이나 인포의 실시간 전자 스크린을 자주 자주 확인해야 한다.
이날 거의 밤12시 다되어 프푸 중앙역에 도착했다. 춥고 배고파서 그나마 열린 곳(처음 먹었던 크로와상집과는 다른 집:맛없는 집)에서 초코크로와상과 소시지빵 먹었는데 딱딱하고 정말 맛없었다. 슈바인너클 때도 그랬지만 이때에도 새삼 ‘다 맛난 게 아니라 집집마다 맛이 참 다르구나’ 느꼈다. 생긴 건 같드만...
참. 열차에서 신기한 거. 여기는 열차에 콘센트도 있음ㅋㅋ
열차 설명 하나 더 추가하자면 만약 내가 교통권을 추천하자면, 나는 유럽 여행 때 유레일패스의 장점을 톡톡히 느꼈기 때문에 웬만하면 유레일패스 추천함. 컨디션 안 좋으면 예약 안 했을 때 마음대로 열차 시간 바꿀 수 있으니까. 열차가 있기만 하면 아무거나 타도 되니까 좋았다.
열차를 보면 독일에선 예약석엔 빨간 글씨로 구간이름을 띄운다. 때문에 이름 뜨지 않은 곳엔 걍 앉아도 됨. 패스만 있으면! 굿잡. 성수기엔 예약하란 말이 이래서 나오는 것임. 다 예약되어있으면 못 앉는다. 패스가 있더라도.
5월 11일 다섯째날
한 숙소에 오래 머무르다보니 이제 지도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숙소 주변 지리에 익숙해졌다. 우리는 슬슬 햄버거가 먹어보고 싶어져서 “오늘 갤러리아 갈 거니까 가는 길에 버거 집 들러서 아침 겸으로 먹자”고 조식도 안 먹고 늦장부리며 일어났다. 그러곤 느지막이 갤러리아 방면으로 걸었다. 맨 처음 버거집은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나왔기 때문에 조금만 더 가보자며 지나쳤다. 그러나 그게 화근이었다. 그 후 20분을 걸어도 버거 집이 나오질 않는 거였다.... 결국 갤러리아까지 도달해버려서...
근처 야외 테이블이 많은 곳으로 가 각각 버거 하나씩을 시켰다. 와...이때 처음으로 외국의 1인분=우리 2인분의 양을 느꼈음. 좀 느끼하긴 한데 맛있었다. 많아서 반은 남겼지만. 이 음식점은 카드가 되길래 여기서 카드 결제 시도!ㅋ 여기가 바로 그 오아시스 같았던 몇 안 되는 카드 가능 매장. 흑흑.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느 직원하나가 일을 막 시작했는지 능숙한 종업원 옆에 붙어서 일을 배우고 있는 거였다. 능숙한 종업원이 한 번, 미숙한 직원이 한번. 이때 무어라 하지 않고 차분히, 미숙한 직원이 스스로 할 때까지 지켜봐 주더라. 우리나란 이런 곳이 얼마나 될까 싶었다. 씁쓸했다. 보기 좋았다.
갤러리아 마트에 가니 만 원 이하의 저가 와인이 엄청 많았다. 초콜렛도 하나 사고(하루만에 다 먹음. 길리안보다 맛있었다.), 딸기도 사고, 초코 쿠키랑 7유로짜리 와인 한 병 사서 풀밭으로 가서 마셨다. 마인강 옆, 풀밭에 앉아서 초코랑 딸기 흡입. 근데 딸기 하나가 곰팡이 슬어 있어서 결국 중간에 먹다가 버렸다.
(미니 누텔라 귀염)
나중에 저녁 즈음에 어떤 외국인 아저씨들이 와서 스쿼트 채인가 테니스체인가 모를 체로 배드민턴 치는데 내가 내심 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멍 때리고 봤는데 치라고 말 걸어줌ㅋㅋㅋㅋㅋㅋ사실 엄청 경계하면서 쳤는데, 끝까지 재밌게 언니랑만 치고 적절히 끊고 바이바이 했다. 저녁 먹으러 가야한다고!
이 날은 특이한 날이었다. 이 다음에 저녁 먹으러 가는데 미리 봐둔 식당 쪽으로 가는데 어떤 외국인과 나랑 눈이 마주쳤다. 그 사람이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서 기분 개똥같은 말을 해서 그 사람들을 무시하고 가려고 했는데, 이게 웬 개떡 같은 일인지 그 사람들이 우리가 미리 봐뒀던 그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허얼........개똥이들....... 결국 우린 방황하다가 숙소 바로 아래에 있는 자그마한 술집에 들어갔는데 왠지 동네 아저씨들만 있는 거 같은 아늑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단점은 담배냄새 쩌름..... 멈칫했는데 그래도 앉아서 맥주 한잔을 시켜보았다.
이게 웬걸. 영어를 모르셔................
ㅠㅠㅠ 비어? 비어?만 하시길래 결국 우리는 고개만 끄덕였다. ㅠㅠ 소시지 먹고 싶은데 말도 못하고 처음에 언니랑 난 망했다며 훌쩍이며 술 나온 거 마셨는데.....으응?맛있네?
결국 한 잔이 두 잔이 되어 이거까지만 마시자고 하고 언니랑 딱 거 까지만 마시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두 병 째를 다 마셔갈 즈음 갑자기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한 병씩 더 주시는 거였다. 으으으으?????
얼떨결에 마셨는데, 기왕 마신김에 소시지 있으먼 먹자고 해서 사진을 아저씨한테 보여줬다. 없댄다. 고개 저으셨다.
흑. 슬프게 돌아가 앉았는게 아저씨가 육포같은 걸 갖다 주셨다. 나중에 스페인 가서야 그 정체를 알았다. 타파스인 듯!
여튼 생각보다 맛있길래 이게 웬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래냐 하며 실실 웃으며 언니랑 다 먹고 총 6병의 맥주와 안주 값을 계산하려 준비했다. 언니가 화장실 간 사이 내가 계산하려고, 말이 안 통하니까 지갑을 보여주며 눈을 맞췄는디 아저씨가 지갑 입구 잡아서 밀면서 손사래를 쳤다. ㅇㅁㅇ??????????
몇 번이고 반복하다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이건 누가 봐도 돈 필요 없단 뜻인데 우리가 처먹은 것을 보면 공짜로 받을 만큼의 양은 아니잖아..........?
언니가 돌아왔다. 다시 한 번 시도했다.
역시나 돌아오는 것은 아빠미소와 손사래였다......
고맙다고 인사하며 빠져나와서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잘 때까지 언니와 나는 패닉 상태로 잠에 들었다.
이상한 날이라며 몇 번을 되뇌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이상해지는 날이다. 엄. 더 대박은 대낮부터 와인 한 병을 나발 불던 언니가 다음날 아침 어제 저녁 뭔 일이 있었냐며 숙소 돌아온 후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던 거였다...
“언니. 어제 나랑 치즈케잌 먹었어. 그리고 믿지 않는다고 구구절절 나한테 하소연 했잖아.”
“그런 거 같긴 한데 기억이 안 나. 치즈케잌이 무슨 맛이었어...?”
이 사람 큰일 날 사람일세. 난 술을 안 좋아해서 정말 다행이다. 내 정신, 내가 지켜야지. 하하.
5월 12일 여섯째날. 쾰른으로 이동했다.
점심 때 쾰른 중앙역에서 켄터키할아버지 치킨 먹은 날이다. 핫 윙 세조각에 햄버거 하나 콜라 하나, 감자튀김 하나, 당근 들어있는 야채샐러드 하나가 세트였는데 둘이서 먹어서 남았다. 콜라도 큰 컵으로 하나고, 감튀도 양이 쩔었었음....
이 날은 피곤해선지 딱히 한 것이 없다. 왠지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다. 엄청 한산하게 다니는데....
숙소는 쾰른지점 마이닝거였다. 여긴 지금까지 거쳐온 숙소와는 다르게 호텔측에서 올린 사진과는 사뭇....차이가 큰 곳이었다. 빈티지하고 깔끔한 듯하지만 먼지가 엄청나고 왠지 모를 찝찝함이 들었던 곳. 시설이 낡아서 배수도 별로고 냄새도 났다.
자하의 조리실도....조리할 수 없을 것처럼 더러운 느낌이었음. 난 나 아니면 유별난 사람이라 여기선 아무런 음식도 못해먹었다.
나는 편의를 위해 부킹닷컴에서 모든 호텔 예약을 했었는데, 여행 도중까지도 어플에 수시로 들어가 체크하곤 했다. 그러며 느낀 게 있는데, 이 사이트에 요청한 수정사항이 이 마이닝거 호텔은 거의 반영되지 않더라는 것이다. 뭘 물어도 메일에 대한 답도 못 받고, 가격대비 좋은 것도 잘 모르겠고, 해서 다음에 간다면 마이닝거가 아닌 일반 평점 높은 호텔로 선별해서 예약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동하는 날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 듯, 지친 우리는 바로 저녁을 먹기 위해 시내로 나갔다. 뭘 먹을까 두리번두리번 하다가 대충 사람 몇 명 앉아있는 레스토랑의 야외 테라스에 앉았다. 거리에 축구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있길래 오늘 뭔가 하나보다 했더니, 레스토랑에도 아주 커다란 TV가 걸려있고 축구 중계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바르셀로나랑 뮌헨의 축구 경기가 있었댄다.
우리는 몇시에 하는 어떤 경기인줄도 모르고 무작정 스크린 앞자리에 앉아서 이 경기까지 보고 갈까? 했지만 알고 보니 경기는 아주 2~3시간 뒤에 있는 거라 그냥 밥만 먹고 나왔다.
일반 로제 파스타랑 독특한 치즈포켓 같은 면으로 만든 크림파스타였는데 맛있긴 했는데 양이 많아서 남김ㅋ 그 크림파스타는 가게의 오리지날 메뉴인 듯 가게 이름을 딴 메뉴였다. 나쁘진 않았는데 파스타 면보다 버섯이 더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마트를 가보자며 언니랑 같이 rewe에 들어갔다. 여기서 처음으로 기계 계산기 써봄 ㅋㅋ 신기했음. 카드는 느리니까 걍 현금으로 하는 거 추천.
여기서 여행 거의 막바지까지도 못 먹은 시리얼을 샀더랬지.... 초콜렛이랑, 물, 초코 푸딩, 망고 이렇게 포함해서 사가지고 방으로 돌아왔다. 쾰른 마이닝거는 술을 마시면 안 되기 때문에 맥주는 안 마셨음. 방에서 과일이랑 푸딩 까먹으며 얘기하다 잠들었다.
5월 13일 일곱째날. 치킨의 맛이 그리워서 연속으로 켄터키할아버지 뵌 날.
또 시내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쇼핑몰이 엄청 많아서 라인강 돌아다니다가 쾰른 대성당 가고, 드디어 저녁으로 학세를 먹었...으나 맛이 드럽게 없어서 눈물 흘리며 맥주 한 잔으로 마무리하고 나왔다.
유명하다고 해서 간 곳이었는데, 같이 시켰던 너클도 맛이 없었던 것 보면 그냥 이런 쪽 요리 잘하는 곳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6시 되면 줄 선다면서........알고 보니 걍 밖에 서서 맥주 마시는 거였어........
실망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쾰른에선 사실 별 것 없어서. 쓸 것이 그닥 많지 않은 느낌이다.
성당은 멋있었지만.
5월 14일 여덟째날. 쾰른에서 로테르담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쾰른 숙소가 너무 마음에 안 찼어서 엄청 걱정하며 숙소 이동을 했다. 로테르담에선 5박을 묵어야하는데, 혹여나 이곳도 그렇게 마음에 안 차면 어쩌나 했던 것이다. 다행히 깨끗했음. 잠 잘 때도 아주 푹 자고. 옆에 공사장이 있어서 시끄러웠던 것이 흠이었다면 흠.
그치만 사람은 확실히 독일보다 네덜란드가 친절하긴 한 것 같다고 느꼈다.
로테르담에서는 어떤 카드가 있어야만 밖으로 나갈 수가 있다. 유레일패스를 가지고 있으면 근처 역무원이나 도우미분들께 말씀드려서 QR코드 같은 것을 받는다. 그걸로 찍고 나갈 수가 있다.
호텔 체크인 할 때도 그걸 느꼈는데 언니가 시티텍스를 못 알아들어서 엄청 되물었는데도 화내지 않고 잘 답해주었다. 답답해 보이긴 했지만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독일 사람들보다 잘 웃어주고 말이다. 쾰른 마이닝거에서야 직원이 친절하긴 했으나 숙소 상태가 꽝이었으므로 패스.
(바닥에 이런 것도 있음. 땅따먹기 하고 싶어짐.)
숙소 체크인 후에 우리는 근처를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 숙소 뒷편으로 쭉 걸었는데..... 이 나라 사람들은 뭔 놈의 햄버거만 쳐먹고 키가 그래 컸나, 길거리에 서브웨이, 맥도날드 이런 표지판만 계속 나온다. 그래도 믿음을 갖고 더 걸었으나......흑.......
이틀 연속 kfc를 먹어서 햄버거만은 먹기 싫다고 계속 계속 걸었는데 죄다 햄버거집이었다. 햄버거집이 아닌 다른 상점이나 가게들은 다 문닫았엌ㅋㅋㅋㅋㅋㅋ 뭐야 이게. 여긴 대체 몇 시에 문을 닫는 거야? 우리끼리 여긴 저녁에 외식도 안 하냐며 눈물을 훔쳤다. 결국 엄청 헤매다 숙소로 돌아오며 우리 걍 저녁 먹지 말까....하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러나 배가 고파서 결국 옆골목에 있는 의문의 그릴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판도 허접하고 가게도 휑하니 불안불안해서 걍 지나쳤던 가게였는데.... 언니 말로 빌어보자면 요리하눈 사람이 비정상회담에 나오는 호주다니엘 닮았댄다. 제법 오래 기다려 나온 요리는......의문의 간판 답게 의문의 비쥬얼. 그렇지만 육식이다 하앍.
향신료 향이 강하긴 했지만 맛있었다! 너무 배고프고 힘들어서 그랬을지도..... 정 갈 데가 없으면 다시 여기 와서 다른 메뉴를 먹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언니는 그 정도는 아니라며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헤매다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로 돌아와 씻고 잠이 들었다. 이것이 하루의 전부였다. 또륵...
5월 15일 아홉째날. 퀴켄호프를 갔다.
로테르담에서의 둘째 날. 퀴켄호프(큐켄호프) 튤립축제에 가기위해 준비했다. 이 축제는 매년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열리기 때문에 우리가 간 날은 거의 축제 막바지에 다다른 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꽤 많은 꽃들이 잘려있었다... 그래도 예쁨.
보통 꽃구경 하면 가디건 하나 가볍게 걸치고 하는 것이 익숙해선지 후기들도 보면 다들 가디건 입고 찍은 사진이 많다. 그러나 그러면 안 됨. 엄청 춥다. 네덜란드는 바람도 많이 불고 체감온도가 초겨울만큼 낮아서 패딩이나 야상을 입고 꽃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네덜란드는 따듯한 기온일 때가 거의 없어서 웬만하면 껴입을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서늘한 기후 덕분에 꽃이 오랫동안 피어있을 수 있다고ㅋㅋ.
축제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있기도 하고, 확실히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은 날이 이날밖에 없었어서 로테르담도 채 둘러보지 못했지만 기차를 타고 라이덴으로 이동해, 또 한 번 버스를 타고 퀴켄호프로 향했다. 지금 보면 라이덴 쪽을 통해 이동한 것은 무척 잘한 일이다. 다른 쪽을 경유하면 라이덴에 비해 셔틀 이용객이 많아 돌아갈 때에도 버스 이용객이 아주 배에 달하더라.
(라이덴 역 바로 앞, 퀴켄호프행 버스 타는 곳.)
라이덴 역에 내려 역을 조금만 나서면 바로 건너편에 방문자센터 같은 곳이 있다. 간판에 한글로 녕이라고 적은 것 같은 문자가 섞여있어 조금 반갑기도 했다. 퀴켄호프 입간판이 놓여있고, 이 곳에서 콤비티켓을 살 수 있다. 콤비티켓은 퀴켄호프로 향하는 왕복 버스티켓과 입장료를 포함하여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티켓이다. 성인 1명 당 23.5유로. 인터넷으로 예매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면 프린트한 종이를 뽑아가야 했기때문에 우리는 그 방문자 센터의 위치를 검색하고 찾아갔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퀴켄호프 앞에서 입장권을 사려면 긴 줄을 서게 될 수도 있다.
(퀴켄호프에 있는 작은 놀이터, 어린이용 미피놀이기구가 있다.)
퀴켄호프에 도착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입장. 바로 앞에 기념품 가게에서 다양한 튤립 제품들과 미피 인형을 보고 헬렐레. 충동구매를 할 뻔 했다. 쭉 들어가서 보니 여러가지 종류의 꽃의 향연. 너무너무 예뻤다. 너도나도 사진찍기 바쁘고, 대포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나온 듯한 포스를 뿜어대시는 분들도 많았다. 유명한 관광지인 만큼, 여기서 처음으로 많은 수의 동양인들과 마주쳤다. 정원뿐만 아니라 실내 전시장도 잘 조성되어 있다. 꽃꽂이?를 해놓은 작품들도 많고 볼거리가 아주 다양하다. 미피 놀이터에서 노는 어린 아이들을 봤을 땐 나도 어린이가 되고 싶었다....만 돌아가는 건 사양.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구경하다가 슬슬 배가 고파져서 카페테리아에 들어갔다. 먹고 싶은 음식을 담은 후 마지막에 계산하는 거였는데, 여기는 특이하게 메뉴 샘플도 모형이 아닌 진짜 음식으로 해놔서 뭐지뭐지 하다가 하마터면 샘플을 쟁반에 담아가서 계산할 뻔 했다...
이 곳에서 네덜란드의 명물이라던 애플파이를 처음 먹어봤다. 엄청달다. 사과를 꿀에 절인 듯 했다. 다음엔 꼭 커피랑 같이 먹어야지....했지만 딱히 먹고 싶진 않달까. 가판대에서 파는 시럽와플도 먹어봤다. 주문 히면 바로 와플을 구워서 눈앞에서 만들어주는데, 이것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그 얇은 와플을 반으로 잘라 가운데에 캬라멜을 발라주더라. 와플 예쁘게 가르려고 연습 많이 하셨다고ㅋㅋ
달 거라고 생각은 했는디 유명하다 하니 한 번 먹어본 것이었는데 맛은 정말로 있으나 상상 이상으로 달았다. 그 얇아터진 와플 한 조각을 둘이서 겨우 다 먹었을 정도. 난 사탕처럼 달달한 느낌의 음식은 많이 못 먹어서 먹기 힘들긴 했다.
큐켄호프의 귀퉁이에는 풍차가 하나 덩그러니 있는데 우리는 마지막으로 이것을 보기 위해 한참을 걸었다.
풍차에 다다르기 직전, 아기자기하게 방처럼 꾸며놓은 곳을 발견하고 가봤더니,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보트도 한개 놓여져 있었다. 그 곳에서 어떤 외국인들이 말을 걸어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마지막엔 넷이서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우리가 한국인인 걸 어찌 아셨는지, 한 외국인 아저씨께서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건네셨다. 여태까지 니하오만 듣던 우린 개감동ㅠㅠ 호들갑을 떨며 안녕하세요~ 하고 와버렸다. 나중에 좀 더 이야기 해볼 걸이라는 후회가 들었지만 우린 우리끼리 좋아하기에도 정신이 없었다. 헣ㅎ흫헣엉 안녕하세요래 안녕하세요! 하고 ㅋㅋㅋ 다 보셨을까.....보셨겠지...ㅎ.....ㅠ
꽃놀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스키폴, 어쩌구, 라이덴역 중 우리는 라이덴역 쪽 버스를 탔다. 가장 사람이 없어서 좋았음. 버스 타고 40분쯤 지났을까. 라이덴역 도착! 버스에서 내리며 어물쩡어물쩡 어쩌다가 버스아저씨 쪽을 봤는데 바이바이하며 해맑게 웃어주셔서 나도 웃으며 바이했다. 역시 친절한 네덜란드.
라이덴 역 바로 앞에 내리니 jumbo라는 네덜란드의 대형 마트가 하나 있어 들렀다. 다른 마트보다 식료품 위주이고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서, 폭풍쇼핑을 했다. 티라미스 반판에 연어 샐러드, 물, 초콜렛, 이름 모를 빵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기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게 눈 감추듯 흡입. 호텔로 오는 길에 스타벅스에서 사온 벤티사이즈 아메리카노와 달달한 티라미스를 함께 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그냥 마트에서 파는 샐러드일 뿐인데 연어 샐러드도 감동의 맛! 양도 많았다. 특이하게도 샐러드 아래에 작고 둥근 파스타면 같은 것이 깔려있었다. 아무 맛도 안 느껴져 그냥 다 버렸지만. 우린 다음날에도 똑같은 조합으로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만족만족. 이 날은 똑같은 샐러드 2개 사먹었음 ㅋㅋ 배도 부르고 하니, 우린 씻고 나서 로테르담에서의 일정을 계획하고 잠이 들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호텔에서 음식을...먹으면......안 된단다...ㅋ......ㅠ........ㅠㅠ....죄송합니다....백 번 죄송해요...
5월 16일 열번째날. 블랙마켓.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로테르담 Blaak거리에서 Blaak Markt이라는 큰 장이 선다. 그 시장을 구경하기 위해 금요일에 퀴켄호프로 향한 것도 있었다. 바로 오늘을 위해서!ㅋㅋ
이 날은 처음으로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돌아다녔다. 다른 날은 항상 절묘하게 피해가다가 오늘만큼은 피하지 못하고 딱 걸려버렸다. 근데 독일보다도 네덜란드 사람들이 더 우산을 안 쓰고 다녀서 처음엔 놀랐다. 아니, 저 사람들은 춥지도 않나? 하고.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하더라. 워낙 비가 왔다 안 왔다 소나기처럼 내리고, 바람도 종종 심하게 불면 우산 안 쓰느니만 못해서 차라리 바람막이 같은 비옷 대용의 코트 모자를 쓰고 다니시더란. 무척 편해 보이시더라. 그러고 자전거도 타시고 ㅋㅋㅋㅋ 나중에 우리도 거의 후드 모자만 씀ㅋㅋ.
여튼 마켓에 오니 필요한 물건을 사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그 틈에 자연스럽게 경찰도 껴있어서 뿜. ㅋㅋㅋ 콘센트 여러 개 끼우는 거(멀티탭) 사러 오셨던 모양이었다.
핸드폰 케이스, 꽃, 예쁜 접시, 옷, 치즈 등 먹을 것과 생활물품 가리지 않고 판매되는 이곳은 정말 볼거리도 많고 먹을거리도 제법 있어 입도 눈도 즐거웠다. 비만 안 왔다면 한결 편했을 텐데. ㅠㅠ. 여기서 아주 예쁜 꽃이 20송이에 3.5유로밖에 하지 않는 것을 보며 홀딱 반해서 사부렸더랬지. 로테르담숙소 나갈 땐 아주 만개한 꽃다발이 되었다. 아쉽지만 짐이 되므로 두고 가는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는 연필 하우스, 큐브하우스를 먼 발치에서 구경하고 다시 근처 쇼핑센터 같은 곳으로 들어섰다.
양면이 투명하고 나머지 두 면은 불투명한 특이한 건물(Markthal Rotterdam), 여기도 볼거리는 아주 많아서 사람들로 아주 북적북적. 빵 먹는 것에 질린 우리는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마침 스시 집을 발견했다. 스모라는 체인 점 같은 곳인데 컨셉인지 대부분 동양인 사람들을 쓴 듯했음.
들어가서 콜라2잔과 스시세트, 우동 하나 시켜서 아쥬 흡입했다. 역시 여긴 음식 가지고 장난은 안 치는 듯, 무척 신선한 것들로 가득했다. ㅠㅠ와사비도 따로 줘서 와사비 싫어하는 내겐 아주아주 굿쟙! 매운 거 못 먹는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인 듯했다.
여기서 케익 등 더 사고 싶은 것이 많았으나 내일은 워터버스 타고 킨더다이크 가야하니까 미리 에라스무스 다리까지 가서 워터버스 타는 법 알아보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다리에 가니 눈이 부셨다. 햇빛이 쨍해서ㅋㅋ 저 다리가 증말 큰데도 배가 지나가기 위해 열리고 닫히는 다리라지.
우리는 얼쩡얼쩡 다리 주변을 한참 얼쩡거리다가 엉뚱한 빈 투어티켓부스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흑흑...다리만 아팠다... 그 근처에 100미터 스퍼트 표시가 땅에 그려져 있었는데 어느 외국인 관광객이 그거 발견하고 장난치더라 ㅋㅋㅋ 재밌었다.
다시 아까 그 스시 먹은 곳으로 돌아와서 저녁 때 먹을 케이크를 샀다. ㅋㅋㅋㅋ와 비쥬얼 짱. 맛도 짱!
앞으로도 여기 있는 동안, 달다구리와 싱싱한 야채는 원 없이 먹을 듯싶다.
5월 17일 열한번째날. 킨더다이크를 갔다.
아침으로 대충 맥날 빅맥을 먹고! 왠지 한국보다 덜 자극적인 느낌에 아이러니해 하며 킨더 가는 배를 타러 18번 탑승장엘 갔다.
이 날은 햇볕이 쨍쨍 ㅋㅋ 손 협찬: 언니.
어제 결국 표 사는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급한 마음에 탑승장으로 먼저 갔는데 마침 배가 딱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후다닥 선원(직원)분께 물었다. 우리는 티켓을 사고 싶다! 그랬더니 대뜸 타서 안에서 사라는 게 아닌가! (~~아닌가x2ㅋㅋㅋㅋ)
어영부영 타긴 했는데, 우리는 그분이 잘못 알아들어서 타라고 한 건 아닌가, 나중에 표가 없다고 벌금이라도 무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불안불안해서 배 뒤쪽 되도 않는 기계랑 싸워댄 것이 무색하게도 직원분에게서 표를 살 수 있었다. ㅋㅋ 심지어 스페셜 티켓! 둘이 해서 26유로!
여기서 베트남 사람을 만났다. 여기 온지 13년이 됐대나 30년이 됐대나. 몇 번 대화를 나누다 우리는 자전거 렌탈을 하기 위해 바이바이하고 헤어졌다.
근데 이게 웬걸. 자전거가 다 나갔댄다. ㅠㅠ 자전거 대여하는 또다른 곳이 있는 줄 모르고 결국 대여도 못한 채 그냥 걸어다녔다.(킨더 도착하자마자 나오는 두갈래 길에서 직진쪽으로 가면 하나, 왼쪽으로 꺾어져 가는 길쪽에도 하나 있는 듯) 설렁설렁 왕복 2키로정도를 걸어다녔고 가는 곳곳마다 포토존이라는 말이 뭐였는지 체험. 언니를 주야장천 찍어댔다. 바람때매 건진 사진은 없지만.....ㅋ...ㅋ....
마지막 차가 5시쯤이었나 해서 안전빵으로 4시쯤 돌아가는 차를 타기 위해 우리는 서둘렀다. 킨더에서 로텔담으로 돌아가기까진 한 번 갈아타야했고 만약 스페셜티켓을 산 것이 아니라면 돈을 주고 티켓을 또 한 번 끊어서 배를 갈아타야한다.
한 시간 안쪽으로 걸려 다시 로테르담으로 돌아왔다. 원래 킨더에서 저녁 먹고 돌아올 생각도 있었는데 내 불안증 때문에 저녁도 못 먹고 돌아왔으므로 우리는 그제야 식당을 찾았다.
스테이크 스테이크 노랠 불렀기도 하고, 숙소 돌아가는 길목에 봐두었던 야외테라스 식당이 마침 아직 운영중이었기에! 아휴. 여긴 대체 식당들이 언제 문 여는지 정확히 가늠할 수가 없어서 항상 그냥 열린 곳으로 갔었다. 몇몇 식당들이 점심 반짝 저녁 반짝 여는 바람에ㅋㅋㅋ 가끔 열려 있는 식당이 없기도...ㅋ...ㅋ....ㅠ
여튼 스테이크와 3번 치킨시저샐러드! 사실 맨 처음에 1번 샐러드가 뭔지도 모르고 시켰다가 점원분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게되었다지. 1번 샐러드는 뭐 살아있는 샐러드랜다. 청어..ㅋ........생으로..조리도 안하고.....현지인이 아니면 추천하지 않는다는 둥 열심히 설명하시는데 우린 한참을 못 알아들어 벙쪘었다. 날것raw!!란 말을 알아듣고 나중에야 아~아~! 오케오케!하며 그럼 시저샐러드!하고 메뉴 교쳌ㅋㅋㅋㅋㅋ으읔ㅋㅋㅋㅋ아쥬머니 친절하셔...여기서도 또 한 번 네덜란드가 친절하단 것을 느끼고... 모험의 민족이랬나. 네덜란드 사람들 진짜 호전적? 호의적인 것 같다. 정말로. 멋지다.
독일사람들은 잘 생겼고 네덜란드 사람들은 멋져! 여튼. 스테이크를 먹으면 돈이 많이 깨짐ㅋㅋㅋ근데도 다 먹고 두독 갔음. 우리의 구원지.... 와이파이가 진짜 짱 빨랐다. 심지어 로테르담 두독은 영어메뉴판도 있고. 비번도 필요 없고. 와 진짜 행복했음. 언니랑 나랑 음료랑 케이크 하나씩 먹고 일어났다. 얼마나 아쉬웠는지... 이때 숙소 와이파이가 거의 연결이 안 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로밍을 했었는데 그 속도마저도 속 터져서 죽는 줄 알았었다. 그래서 네덜란드 와파는 원래 다 이렇게 구린 줄 알았음. ㅋㅋㅋㅋ 두독 보니까 아니던...ㅋㅋ
으으 이 날 집으로 돌아오며 카메라 고화질을 포기하고 메모리 카드를 비웠다. 3천장 가까이 되는 사진을 벌써 다 찍었어.... 막 찍는 내 스타일 탓도 있지만 그만큼 남기고 싶은 장면이 많았다는 것이기도 했다.
핸드폰으로 저화질 사진을 옮긴 뒤 메모리 카드를 비운 것이라 사진이 아주 없어지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아쉬웠다.
5월 18일 열두번째날. 헤이그를 갔다.
내일이면 로테르담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하는 날. 헤이그에서도 두독을 갔었는데 와이파이는 빨랐으나 영어 메뉴판이 없었더랬다... 그래도 직원이 원한다면 설명해준다기에 부탁했었다. 친절하게 설명 해주심! 여긴 와파 비번 필요했음. OK였나?
(이준열사 앞 태극기)
밥 먹고 반 고흐 미술관의 진주귀걸이 소녀를 2차로 하고 1차로 이준열사 뵈러 갔음. 이준열사기념관...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던 곳. 나 갔을 땐 할머님이 홀로 계셨는데 차도 주시고 친절하게 설명도 해주시고 나중엔 사진도 찍어주셨다. 여자 둘이 오니까 걱정 되셨는지 호루라기 하나씩 들고 다니라고 구매처까지 알려주셨으나....저녁 9시까지 대낮이기도 하고 둘이기 때문에 고민하다 사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 정도로 불안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준 열사 기념관은 작아보여도 층이 하나가 아니라서 올라가서 좀 더 보기도 해야 하는데, 계단이 무척 가파르고 삐그덕 거려서 무섭긴 했다. 조심조심 이동! 그러나 진짜 이준 열사께서 돌아가셨었다는 방에 다다랐을 땐 느낌이.....
학생은 두당 3.5유로로 무척 저렴함. 성인이 5유로. 경건한 마음가짐이 절로 되었으므로 조심조심 기념관을 나오고, 진주귀걸이 소녀를 보러 갔다.
우리가 갔던 때가 첫 전시 이후 시간이 좀 지난 때라 아직까지 진주귀걸이소녀가 전시되어 있을지 기대도 않고 있었는데, 정말로 보게 되니 반가웠다. 그림은 우리 반신정도의 크기였음.
사진촬영이 허가된 곳이었기 때문에 한 컷 찍었다.
저녁으론 두독 들어가서 샌드위치 에그랑 연어 시켰다. 사실 들어올 때 당연히 영어메뉴판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로텔담이 커서 있는 거였다.
여기서 맥주 한잔씩 마시고 포테이토도 먹었다. 맥주가 진짜 신선 ㅋㅋㅋ
다 먹고 카드 계산을 위해 일어나 계산하고 나올 때, 무슨 우리나라의 물 뿌려 쓰는 물수건 같은 작은 원통 모양의 덩어리를 주는데 그거 입가심용 캔디였다. ㅋㅋㅋㅋㅋㅋ맛있음. 맨 처음엔 이게 뭐지 하고 한참을 봤다 ㅋㅋㅋㅋ 여긴 뭐 캔디도 크고 비둘기도 크고 다 그러냐.
5월 19일 열세번째날. 암스테르담으로 이동.
아침으로 버거킹 시저샐러드 버거 먹음ㅋㅋㅋ 맛있다. 여기 버거킹은 먹기 좋게 종이 잘 싸여져서 나옴. 며칠 전의 교훈을 얻어 버거와 음료만 먹었다. 다 먹고 나면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해야한다. 체크아웃 시간이 늦어서 다행히 편하게 준비하고 밍기적거리며 역으로 나온 것이다. 좋은 능기적능기적~
우리가 타는 열차는 전부 예약 비필수적 열차였기 때문에 예약하지 않고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하는 열차를 찾았다. 보통 6월쯤 되면 이체에ICE 정도는 예약을 해줘야 입석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5월까진 사람이 많이 없어서 예약 안 되어있는 자리에 꽁으로 앉아 갈 수 있을 확률이 높을 것 같고.
여튼 이동하는 날은 많이 피곤해서 항상 얼마 하는 일들이 없었었다. 그래서 열차에서 일기나 쓰고....아니면, 잠을 자긴 불안하니까 그간 있었던 일을 대충이나마 정리하고 남은 자금을 계산했다.
암스테르담까지 한 시간 안팎으로 걸려 도착하여 다음 숙소 체크인 시간까지 시간을 축냈다. 3시간가량 남아있었기 때문에 거진 1시간을 역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눌러 앉아 있었다. 화이트모카를 마셨는데 한국에 비해 느끼하지도 않고 모카보다도 맛있고 딱이었음 ㅋㅋ 아메리카노랑 합해서 두 잔에 총 6~7유로 나옴.
(티켓종합센터에서 본 암스테르담역)
여튼 이제 체크인을 하러 트램을 타야 했기 때문에 유레일은 트램이 안 되므로 티켓부스로 다가갔다. 근데 이 티켓부스는 트램 티켓은 안 되는 것 같아서 언니랑 둘이 방황하듯 얼쩡거렸더니 자기 카드 충전하고 떠나려던 사람이 갈 길을 멈추고 우릴 지켜보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와드릴까요? 그 반가운 영어에 우리는 격하게 환영!
그분은 아주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이 티켓부스는 트램티켓은 구매할 수 없다, 저쪽 바깥에 가면 센터가 있는데 거기서 암스테르담의 모든 티켓을 살 수 있고 자신이 쓰는 카드처럼 충전해서 쓰는 카드도 저기서 구매할 수 있다. 이 카드가 제일 좋다. 그렇게 자기가 직접 밖으로 나와 어느 건물인지 위치까지 알려주며 설명해주셨다. ㅠㅠㅠㅠㅠ고마워요 네덜란드 포에버.
가르쳐준 곳으로 가 티켓 구매 시도! 티켓은 1시간 24시간 등 다양한 시간 간격으로 해당 시간동안 모든 것을 탈 수 있는 종이카드다. 우리는 한번만 탈 것이기에 1시간짜리 끊음! 알고 보니 트램에 타서 끊어도 되는 것이었다.... 여긴 대부분 타고 나서도 티켓 구매가 가능한 듯했다. 관광지로서, 낯선 이로써 이런 점이 티켓부스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고 편해 좋다. 그 사실을 안 건 이미 충분히 헤맨 뒤였지만 말이지....
숙소를 찾기까진 순조로웠다. 트램 내린 곳에서 몇 분 걷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역시 이번에도 집주소와 도로명으로 찾아갔다. 여긴 집 주소(도로명과 숫자) 표기가 잘 되어있어 찾기가 수월! 문제는 숙소 계단이 가파랐다는 것....ㅠ.....팔 아파 죽는줄......
여튼 숙소는 무척 깔끔하고, 다만 윗층 발걸음 소리가 들리고 조식 또한 그 윗층 가서 먹어야한다는 부담 등 작은 불편함이 있었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처음에 우린 조식 가져다준단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좀 늦게 먹었었더랬다. 슬쩍 올라가본 문제의 그 윗층은 주인집 거실이었던 것. ㅋㅋㅋㅋㅋㅋ으엌ㅋㅋㅋㅋㅋㅋ
“보통 숙소는 현지인이 사는 삶을 실제로 보고 느끼긴 힘들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했다. 이게 내 열정이다.”라고 집의 일부를 호텔로 사용하시는 그 분이 말씀하셨다. 와...우....대단한 열정...그 내부가 상당히 깔끔한 것과 아침 일찍부터 들리는 발소리를 보아선 무척 부지런하신 듯. ㅋㅋ 밥도 직접 해주심..ㅠㅠ 흑흑 영어만 잘했다면 그분과 많은 대화를 나눴을 텐데 우리 둘 모두 영어를 잘 못해서 알아듣지도 못하고 걍 웃음만 지었다. 아쉽...
이 날은 적당히 하이네켄 체험관만 들렀다가 저녁을 먹고 돌아오기로 했다. 이동하느라 피곤할 테니까 미리 그렇게 정했었다.
하이네켄 체험관을 가며 내일 빌릴 저전거를 몰색해 놓고 체험관으로 직행! 원랜 하얀 버튼도 같이 준다고 하던데 우리가 갔을 땐 초록버튼만 두개 줌 ㅠㅠㅠ
여튼 우리는 아까 트램티켓을 산 인포에서 알짱거리다가 여행책자하나를 가져왔었는데 맨 뒷장에 여러 할인쿠폰들이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하이네켄체험관 1유로 할인티켓이라서 그걸 보고 같은 책 2권 챙겨옴. ㅋ 참고로 크루즈는 5유로씩 할인해주더라.
체험관에서 볼거리는 꽤 많았으나 영어라 힘들긴 했다. 기댄 하지 말고 보는 게 꿀. ㅋㅋㅋ
(전자컵받침. 특정한 곳에 컵을 대면 동물들이 반응하고 어떠한 설명 페이지를 보여줌.)
체험관 갔다가 지친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근처 거리로 나왔다. 오늘은 웬일로 일찍 가게를 선정해 들어갔음. 시킨 것은......양고기 스테이크와 연어스테이크....
하앗...우리 여기 와서 연어는 원 없이 흡입하고 가는 것 같다. 둘 다 맛있었다. 연어 구운 건 줄 몰랐는데 나와서 실망했더니만 그랬던 게 미안하게스리 입 안에 넣자마자 살살 녹았다. 으으으으으짱맛. 양고기 스테이크도 양고기 많이 못 먹어봐서 시켜본 건데 양은 적어보였지만 제법 배 차고 맛있었음. 다 성공한 날임!ㅋㅋ
5월 20일 열네번째날
마지막날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면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충분히 즐기고 싶어” 그런 마음이기도 하고 말이다.
오늘은 암스테르담을 쭉 둘러보기로 한 날. 자전거를 빌려 돌아다니기로 계획한 대로, 어제 보아두었던 맥바이크를 찾아갔다. 고민하다가 24시간이 아닌 3시간만 대여. 왠지...못 탈 것 같았기 때문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응. 우려대로 자전거를 타고 안네프랑크집까지 가려고 했던 우리가 어리석었단 것을 깨달았다. 그냥 근처 공원까지 자전거를 끌고 갔다. 처음 타시는 분 반드시 그렇게 하시기를. 우리언니 차에 치일뻔함. 자전거 보험 꼭 드세요. 하하.
공원에서 조금 타며 한적~여유~롭게 있다가 아이엠스테르담에서 사진 찍고 공원 다시 한 바퀴 돌고 자전거 끌고 다시 반납하러 갔다. ㅋㅋㅋㅋ절대 자전거로 도로 활보 불가..... 자전거 높이가 너무 높아서 멈추면 다시 못 탈 정도였던 것도 그에 한 몫 했다. ㅋㅋㅋㅋㅋㅋ미치겠음. 재밌긴 한데 위험하다. 너무.
(짬내서 먹은 “또 연어” 식사)
그러고 반고흐 미술관 갔다. 우리는 운이 좋았는지 줄 하나도 없는 공원 티켓부스에서 표를 사서 미술관에서 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감ㅋㅋㅋㅋㅋㅋㅋ와우 ㅋㅋㅋㅋㅋㅋ줄 대박 길던데, 거기 말고 미술관 가기 전에 아이엠스테르담 글씨 또 있는 곳이 있다. 거기에 매표소 따로 또 있음. 거기서 구매하심 된다.
(미술관 앞 줄 선 사람들/가려져 있지만 40명은 족히 넘었다.)
그림들은 좋았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문 닫을 때가 거의 다 되어서 제대로 즐기진 못했다. 대학 때 수업에서 들었던 일화들과 함께 그림을 구경하고 있으니 뭔가 즐겁기도 하고 느낌이 색달랐음.... 로비층에 보면 설명 들을 수 있는 mp3도 대여해주는데, 그거 한국어 없어서 난 안 빌리고 그냥 설렁설렁 보았다. 설명 없이 보면 좀 별로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 듯도 하니, 고흐에 대한 일화를 하나도 모르시는 분이고 설명 듣기에 호기심이 간다면 영어로라도 빌려 들어보시길 추천. 물론 영어가 아니더라도 할 줄 아는 다른 언어로라도. 일본어랑 중국어도 있더라...
폐관 후, 배가 고파 길을 걸어가다가 동양 음식이 무척 먹고 싶어서 근처 스모에 또 들어갔....으나.....여긴 따로 시키는 게 없고 무조건 5라운드 디너 1인당 26유로가량을 내야하는 거 같았다....ㅎ......메뉴판 보니까 맛있는 음식도 없곸ㅋㅋㅋㅋㅋㅋㅋ전에 먹을 거 갖고 장난 안치는 것 같다고 생각했던 다른 음식들과는 달리 꼬치음식들은 또 엄청 짜곸ㅋㅋㅋㅋㅋㅋ 소금밭이라는 표현이 이렇게 100프로 맞다고 느끼긴 처음. 심지어 소금이 아그작 씹히기도....허허...
하...괴로웠다....결국 대충 배만 채우고 나와서 콜라 0.5 리터 하나 사서 드링킹했다는 전설.....ㅠㅠ 젠장. 실패도 이런 대 실패가 없다. 우리가 여태까지 먹은 한 끼 식사 중 가장 비쌌는데...
우리는 슬퍼하며, 낙심하며 숙소로 돌아왔다....모든 것이 완벽했는데....ㅅㅁ...ㅠㅠ
5월 21일 열다섯번째날. 브뤼셀로 이동한 날.
으으. 기차에 한 세 시간 있었나보다. 브뤼셀로 떠나기 전, 두 번째이자 마지막 조식을 먹었다. 역시 마시썽. 바나나도 주시곸ㅋㅋㅋㅋ신경 엄청 써주시더라. 감사해라...
브뤼셀 숙소도 다른 곳들과 비슷한 거리에 있는 숙소로 잡았다. 그러니까 크게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으로 큰 고난을 겪었다. 브뤼셀 도보 바닥이 엄청나게 경사지고 울퉁불퉁하여 거리는 비슷하더라도 다른 도시들에서 이동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체력이 드는 것이었다......맙소사....이건 전혀 생각 못했어..... 버스도 있는 것 같았지만 잘 모르니까 어거지로 숙소까지 걸었다. 덜구덕덜덕덝둘덖 이러며 캐리어가 흔들려서 팔 빠지는 줄ㅋㅋㅋㅋㅋㅋㅋㅋ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닼ㅋㅋㅋㅋ그런 길이라니...
그래도 그리하여 겨우 도착한 숙소는 엄청나게 깔끔한 아파트였는데, 정말 지금까지 중 가장 만족스러웠다. 가장 한국식 콘도스러웠고 말이다. 부엌 덩그러니 소파 덩그러니 텔레비젼 덩그러니 침대 덩그러니 욕조 덩그러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엄청 넓엌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춥긴 했는데 깔끔하고 텅...아니, 무척 넓었다. 가장 좋았던 건 조리할 수 있다는 점. 지금까진 커피포트도 없고 있더라도 곰팡이가 슬어있어서 쓰질 못했었다. 그래서 기껏 가져온 햇반과 컵라면을 먹지도 못하고 짐짝처럼 이고만 다녔었는데 여기 와서 드디어 해먹을 수 있게 된 거다. 감동 감격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렇긴 하지만 이 날도 연어 먹음. ㅋ.
(가장 왼쪽의 연어뭐시깽이. 치즈와 연어 소스만 골라먹었다.)
어우 브뤼셀 처음 와서 느낀 건 차에 대한 무서움이다. 사람이 지나가려하면 멈춰주기는 하는데, 운전이 한국보다도 더 난폭운전이다. 어읔ㅋㅋㅋㅋㅋㅋㅋ무서웤ㅋㅋㅋㅋㅋㅋ 차에 치이는 줄...
5월 22일 열여섯번째날. 브뤼주를 갔다.
독일에선 항상 시키면 2.5유로 정도에 캔이나 펫트에 담긴 큰 음료를 주던데 네덜란드는 항상 0.2리터짜리 유리에 담긴...한 컵이면 다 먹을 음료를 준다. 오늘 저녁을 시켜먹으며 그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음....너무해....큰 것 좀 줘....
오늘 브뤼게(브뤼주) 가서 운하 타려고 했는데 까먹음ㅋ 처음 갔을 때 말이 끄는 마차 보고 우오아아아앙. 좀 걷다가 첫 스타트를 와플로 끊었다. 와플 입에서 완전 녹고 맛있었음. 아이스크림 와플이었는데, 와 ㅋㅋㅋㅋㅋ 근데 너무 달아서 쥬금.
오가며 이따가 여기와서 홍합탕을 먹자며 얘기도 하고, 싸돌아다니는데 갑자기 여기 자라는 싸다는 말이 나와서 마침 있는 자라 매장에 들어갔다. ㅎ....스페인에서 사려고 했는데 꽂히고야 맒. 언니 바지 사고 내 티 삼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에 비하면 싸긴 싸더라. 스페인에 비하면 2유로정도 비싸고.
그리고 또 길 가다가 완전 싼 초콜릿집 있어서 들어갔다. 10유로어치 사곸ㅋㅋㅋㅋ 거의 다 먹긴 했는데, 트러플만 안타깝게도 다 녹아서...ㅠㅠ운명하심....
여튼 쇼핑 하고 한적하게 돌아다니다가 저녁땐 길 잃어서(광장 비스뮤리하게 생긴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어서) 우왕좌왕하다가 어찌어찌 아까 찜해두었던 음식점을 찾았다. 지친 몸으로 겨우 문 연 데 찾아 앉았다. 여기도 문 여는 시간이 다 제각각인지라 힘들었다. 그래도 홍합탕이 비싼만큼 맛있고 양도 어마어마했고, 같이 시켰던 연어샐러드도 짱 맛있고 같이 나온 감자튀김도 쩔었음ㅋㅋㅋㅋㅋㅋㅋ 흑흑 헤맸던 것만 빼면 완벽했다.
중간에 길 잃었을 때의 공원 중 한 군데서는 앉아 쉬면서 보았던 할아버지들의 구슬치기가 있었는데 구슬이 주먹만 하다. ㅋㅋㅋ 뭔 규칙인진 아직도 모르겠음.
강 흐르는 거 봐ㅠ
여기서도 연어를 먹었다. 그리고 벨기에 전통음식 홍합탕 ㅋㅋㅋㅋ 국물이 시원해! 저 홍합탕이 정말 얼굴만한 대야 한 가득인데, 비리지 않고 실하고 가격도 2만 원 정도 하더라. 화이트와인과 크림이 곁들여진 소스로 만든 홍합탕을 먹었다. 맛있었음. 나 조개 비려서 잘 안 좋아하는데 쫄깃하고 거의 안 비렸음.
5월 23일 열여덟번째날
브뤼셀 시내로 나와서 하겐다즈 먹었다. 고디바 1호점 있다기에 가서 구경하다가 갑자기 사람 몰려들길래 그냥 빨리 살 수 있는 거 두개 사서 나왔다. 으음.......걍 초코.... 딸기 초코는 안 사냐고 묻는데 걍 노 하고 나옴.
광장 같은 곳 한적하게 걷다가, 골목골목 가보고, 오줌 누는 소년 상이랑도 조우하고 ㅋㅋㅋㅋㅋㅋㅋ 귀염. 팔뚝만 해. 누가 옷 입혀놨드라. 그러고 골목으로 올라가서 좀 한적한 곳에서 피자랑 봉골라파스타 먹었다.
피자 이름 잘 몰라서 야채 들어간 피자였으면 하고 아무거나 찍어 시켰는데 야채는 무슨 생선 들어간 피자였다......하하...맛있긴 했는데 음청 짜.... 파스타엔 조개가 들어가 있는데 그 조개 진짜 맛있었음.
광장에서 째즈공연이 있더라. 순회공연 같은데 사람 진짜 많았음. 여기서 음악 들으며 좀 쉬다가 너무 쌀쌀해져서 숙소로 돌아왔다.
가고 싶었으나 못 갔던 악기 박물관.
5월 24일 열아홉번째날. 마드리드로 이동한다.
체크인할 때 숙소에다 공항행 셔틀을 신청했었다. 근데 알고 보니 걍 택시였고. 그로케 우리들은 40유로를 순식간에 날리었고....좌절....ㅠㅠ흑흑 스페인은 그래도 30유로정도래나. 안 해. 안 써.
다행인 것은 스페인 물가가 싸기도 하고 우리가 돈을 많이 안 썼다는 거다. 물론 쇼핑 제외. 쇼핑....안 할 거라고.....장담했는데.......ㅎ....20만원...gg....
숙소를 장기투숙으로 잡은 건 정말 잘한 것 같다. 이동도 힘들고, 여행 막바지라 체력도 더 후달려서 아주 ㅋㅋㅋㅋ가관이었다. 장기투숙의 장점은 지도를 안 봐도 다다음날이면 숙소 주변은 아주 꿰뚫을 수 있음.
이날 아침은 공항에서 도착해서, 원래 타려던 버스 말고 지하철 10회권 2인 끊어서 숙소로 왔다. 버스를 못 찾이서...ㅠㅠ 공항에서 지하철 끊으니 1인당 3유로씩 여행객 수수료 부과되더라.ㅠ...하하.. 해서 총 18.20유로 지불. 벌써 60유로..ㅎ.......ㅠㅠ
어쨌든, 유럽 간 저가항공을 탄 것이었어서 피곤이 이만저만 아니었던 우리는 서둘러 숙소를 찾고 싶었다. 저가항공이 괜히 저가항공이 아닌지 티켓 체크인 하는 곳 찾기 힘들어서 아주 혼났다. 그 넓은 공항 체크인 구간 중 겨우 3칸이 다였음ㅋ 기다리는 데만 1시간 걸린 듯. 거기다가 비행기 자체도 작아서 2시간 비행 내내 멀미에 시달렸다. 흡. 유럽여행 가는데 저가항공 타시려는 분들 미친 짓이라고 알려주고 싶음.
역 입구가 여러 갠데 숙소에서 너무 먼 곳에서 나왔음. 여튼 아침에 exk인가 뭔가 하는 데서 크로와상과 음료 마신 게 다였으므로 배도 고파 걸음을 서둘렀다. 방향치라 한 번 반대로 갔었음. 그러나 거리가 생각보다 짧아서 다시 숙소 쪽으로 금방 걸어갔다. 문제는 예약한 숙소 간판이 작아서 혹여나 지나칠까 조심조심하여 찾아가야했다. 몇 번을 서성이다 겨우 찾아 들어갔는데, 객실이 없어서 하루 다른 방, 나머지 5일은 내일 다시 체크인 해주겠댄다.
3인실 둘이서 묵음. 체크인할 땐 언니가 다 해줘서 그나마 덜 피곤했다. 여튼 임시 3인실을 체크인하고, 어차피 내일 다시 방 바꿀 거니까 짐도 풀지 않은 채 근처 광장으로 나갔다.
배고파아앙아하고 한 군데 들어갔는데 개비쌌음. 햄버거랑 파스타 먹었는데 가격도 헬이고 차스타 맛도 헬. 햄버거만 괜찮았음. 여기서 콜라 시켜먹었는데 다른 손님한테 계속 퇴짜맞은 콜라 나 줬음....ㅋㅋ 뭐... 크게는 상관없어서 걍 먹긴 했음.
여튼 그러고 좀 걸어다니니까 솔광장은 금방 나오더라. 자라라던가, 나중에 쇼핑할 건덕지를 미리 찜꽁해둔 채 다시 숙소 앞 광장으로 나왔다. 들어가기 전, 샹그리에랑 츄러스 쪼꼬만거 한 개씩 시켜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 아침 11시쯤에 체크인하고 체크아웃 처리해준대서 내일은 조식 먹고 일찍 움직여야지 생각했다.
계획대로 안 됐지만.
5월 25일 스무번째날. 마드리드에서 이튿날.
체력 그지인 우리들은 지쳤기 때문에 그냥 쇼핑하기로 한 날. 자라 쇼핑하고 롤케이크 먹고 솔광장에서 아이스크림 먹음. 조식도 먹고 버거킹에서 치즈버거도 먹었다. 이 날 많이 먹음. 진짜로.
화려한 모양새에 유혹되어....
하나 삼. 맛있긴 한데, 전부 생크림이라 난 생크림 싫어해서 빵만 골라 먹고 버림.
슬슬 일기 쓰는 게 귀찮아졌다. 사진 찍는 것도 귀찮아져서 갯수가 반 이상 줄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찍었다. 남는 건 사진뿐이랬다. 솔광장에서 아이스크림 컵 2스푼 퍼주는 거 3.5유로. 베라 작은 포장컵 먹는 줄 알았다. 생각보다 양 좀 됨.
마요르 광장 입구. 솔에서 조금만 더 가면 됨. 빠에야 먹음.
먹물빠에야랑 같이 무슨 새우도 같이 시켰는데, 아저씨가 영어를 몰라서 걍 애교부리고 감. 뭐 어쩌란거야. 우리 둘 멘붕 빠뜨려서 앉혀놓고 메뉴는 하나만 외워가서 저 새우 나오기까지 한참 걸렸다. 하하. 마요르 광장 호객행위 대단해.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방 없다고 해서 임시로 머물고 있던 곳 체크아웃 하고, 새 방으로 옮김.
하하. 예쁘긴 한데...그저 웃지요.
5월 26일 스물한번째날. 톨레도 갔다.
어제의 심기일전으로, 오늘은 표 알아보고 감. 전에 알아뒀던 게 버스경로인줄 알았는데 렌페였음. 한참 찾다가 겨우 렌페인 거 알아채고 표 끊어서 30분 만에 톨레도 도착. 크로와상이랑 커피로 아침 먹고, 톨레도 한참 걷다가 레스토랑 가서 밥 먹음.
둘이 합쳐서 3.5유로. 저 딸기쨈 진짜 맛있다. 여기도 영어 안 통해서 힘들었음. 여기 사람들이 겨우 알아들을까 말까한 거는 “pay” 대신 “체크!” 뭐, 스페인어로 얼마냐는 단어 알아가면 사람들이 더 좋아함ㅋㅋ. 어제 먹물 빠에야 먹었을 때 직원이 영어를 하나도 몰라서 계산할 때 어쩔 줄을 몰라했는데, 언니가 마침 기초스페인어 배웠어서 겨우 계산했던 기억이 있다. 뭐랬더라. 기억 안 나네. 하하.
아토차렌페 역에서 단구간 가는 빨간 기기 말고 시외(인 듯한 지역) 가는 보라색 기기에서 표를 구매. 카드만 되는 것 같음.
먼 구간 가서 그런지 소지품 검사도 함. 표도 만 원가량 하고.
도차크~!
네, 출구이군요. 나가자마자 왕벌 있어서 놀람.
나는 겁쟁이..... 그러나 건물은 멋있어서 찍었지...
여기 나 갔을 때 32도에 달하는 뜨거븐 날씨였다. 나와서 오른쪽으로 가면 버스도 탈 수 있고 택시도 탈 수 있고, 그대로 쭉 다리 건너 걸어가면 걍 시내까지 느긋하게 걸어갈 수도 있다. 가는 곳곳이 포토존. 걸어가는 것이 꿀임.
어려울 것 없이 걍 쭉 가면 됨. 가다가 길 몇 번 건너고 슈퍼 비슷한 거 나오면 어? 여기가 어디지? 하고 둘러보게 됨. 그때 왼쪽에 보면 길 건너 성벽이 보임. 그거 쭉 따라서 왔던 방향대로 올라가면 됨. (오르막길임.) 일로 가면 포토존. 그러나 힘듦.
힘들기 싫다면 다리 다리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직각 틀기. 가다보면 분홍색 에스컬레이터 있는 곳 알려주는 안내 선 있음. 그거 따라가면 됨.
그러니까 렌페 역에서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어지지 말고 길 건너서 건너편에서 다리 건너란 말임.
우린 걸어서 이런 문 세 개 봄.
자, 여기서 더 밑도 끝도 없이 걸으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음.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이런 산타 미술관? 뭐. 그런 데로 올라오게 됨. 걍 올라와서 쭉 직진하면 광장 나옴.
워낙 더워서 그런지 골목에 이렇게 긴 천이 달려있다. 이 천을 따라 끝없이 걷다가 저녁 겸 점심 먹음.
코스요리였는데 생각보다 쌌음. 12유로였나.
여튼 저 삼겹살같은 건 목살 맛이고 맛있었음. 근데 오른쪽 거는 비프어쩌구였는데 짜서 죽는 줄. 씬쌀(소금 뺀)요청을 우린 한 번도 안 했다. 까먹어서. 그게 후회된 가장 첫 요리였음.
돌아올 때 맥주 한 잔씩 마시면서 돌아가는 렌페 오길 기다렸는데, 역시 여기도 맥주는 신선했음. 훅 간다. 맥주가 너무 싱싱해서.
5월 27일 스물두번째날. 다시 쉰다.
태양의 문? 뭐더라. 기억이 안 나네.
또 지친 우리는 숙소 근처를 돌기로 했다. 레티로 공원 가고, 또 쇼핑을 했음. 마드리드 이튿날에 재 체크인을 할 때 직원이 체크인 딜레이로 인해 30분에서 1시간 정도 근처 산책 갈 코스를 알려주었었다. 그걸 오늘 가보기로 했다. ㅋ
조식은 과일주스와 미니도넛 6개로 스타트.
레티로... 여튼 엄청 넓은 공원이 있다. 거기 가면 운동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볼 수 있음. 일단 거기까지 가는 데에 우리 체력은 다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뛰어주니 활기 찼다...아마도...
가다보면 엄청 넓은 호수 같은 게 나오는데 이런 보트도 탈 수 있다. 물이 더러운 에메랄드색임. 초반이나, 적어도 중반부라면 탔을 텐데, 우리는 지쳐서 그냥 보고만 있었다. 타고는 싶은데 힘들어....몸살 직전이었으니까.
구정물 분수를 지나서!
여러 궁전을 지나서~
저녁을 먹었다. 끗. 지침... 허니립과 시저샐러드. 진짜 맛있었다.
이 날 저녁 때 숙소에 나 홀로 버려두고 근처에 있다는 친구 만나러 잠깐 나가있던 언니가 준 솔 광장의 야경. 저녁때도 사람 어마무시하구만.
5월 28일 스물세번째날. 세고비아를 갔다.
조식 못 먹고 걍 이거 먹음. 우리는 지쳤지만 세고비아를 갔다. 얼굴에 피곤이 가득. 다크 지웠는데도 가상의 다크가 보여ㅋㅋㅋㅋㅋ큐
세고비아는 아토차나 솔광장 근처에서 직행하는 렌페가 없어서 마드리드CH역까지 가야한다. CH는 마드리드에서 갈 수 있는 역 중에 하나의 약자인데 CH로 시작하는 역이 하나뿐이니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다. cha어쩌구임.
여튼 가서, 렌페 타고, 세고비아에서 내렸는데......................
...?????????????????? 뭐야 이 황무지는. 처음으로 대맨붕에 빠진 우리는 엄청나게 방황하고 서로에게 짜증을 조금씩 냈다. 그러나 짜증낸다고 답은 안 나옴. 단 둘뿐인 버스(11, 12번) 목적지를 차례로 확인하는데 답이 안 나온다.
우리는 역 안, 안내소도 전부 닫은 것을 확인하곤 어딘가 정보를 얻을 곳이 없을까 방황했다.
우리는 승리라리라. 이런식으로 세워져 있는 입간판 중에 버스 역에 있는 것과 비슷한 명칭을 발견! 11번 버스의 종착역이 바로 그곳이더라! 그래서 냅다 버스 탔다. 보통 한 30분 간격으로 오던데, 우리 땐 버스가 바로바로 왔음. 운이 좋았어.
버스 타고 가다보면 이런 기둥들이 나옴. 이게 수도교. 그럼 내리면 됨.
수도교 안쪽은 이렇게 장사 중. 가던 길 그대로 직진하면 뭐고 뭐고 많이 볼 수 있지만 우리는 많이 헤맸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여 반밖에 가지 못했다.
이 광장에 도달한 순간, 우리는 “여기가 OOO 광장인가?” 두리번거렸다. 그때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
“네! 여기가 바로! OOO 광장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름아닌 한국인투어단체가 있었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타이밍 절묘하다 진짜.
성당 같은 덴데, 안에 사진 찍는 거 금지라 찍지는 못했다. 요금은 싸고, 문닫는 시간은 이르다. 그나마 지금에야 6시 반까지 하더라. 5시 좀 넘은 시각이었으나 어차피 우리는 6시쯤엔 밥먹으러 나와야 했으므로 과감히 들어갔다. 잘 들어갔다고 생각함. 묘한 느낌이었다. 햇볕이 조금씩 세어들어오는 것과....여튼.
저녁으로 꼬치니요아사도 먹음. 위에꺼는 무슨 수프같은데, 라면에다가 밥 넣고 콩나물 넣고 꿀꿀이 죽 잡탕 끓여 먹는 맛 남.
꼬치니요아사도(새끼돼지구이요리) 먹으면서 생각한 건데, 여긴 맛있다! 유명하다! 하면 다 닭백숙 맛이다....음.... 외국인들이 닭백숙이나 삼계탕 지대로 간 해서 먹으면 되게 좋아하겠는걸.
집에 돌아갈 때도 운 좋게 버스 딱 와 있어서 타고 감. 버스 엄청 더움.
역에서 나와 숙소로 갈 때 즈음엔 석양이... 몇 번 못 봤던 귀한 석양이로세. ㅋㅋ 예뻤다.
5월 29일 스물네번째날. 떠나기 전 마지막 날. 스페인 왕궁 감.
내일은 새벽 같이 떠나야 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실질적 마지막날이라 할 수 있겠다.
몇 번째 켄터키인지. 치킨이 너무 먹고 싶었다... 여튼 먹고 나서 몸이 많이 지쳤기 때문에 공원에서 중간에 쉬어도 주고 하며 스페인 왕궁에 도착.
분수에서 오리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왕성의 끝은 어디인가. 짱 큼.
여기까지 보고 우리는 지쳐서 숙소로 돌아왔다. 심지어 그 길에 못 참고 음료 마심.
난 PANA(파인애플)+사과 주스, 언니는 모히또. 더워어어엉어
들어오는 길에 대충 저녁 겸 때울 빵이랑 초코우유 삼. 다 합해서 2~3유로 될까. 빵이..........음.... 레몬 맛이 났다.
끗.
30일 날 돌아오는 비행기 타는 공항에서 마지막 버거킹. 하나에 10유로짜리 버거 먹음ㅋㅋ 배가 부르다....
올 때 밤하늘을 우연찮게 보았는데, 별이 총총, 수평선인지 지평선인지 모를 곳엔 푸르스름한 새벽이 가득.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으나 찍히지 않아 포기하고, 한국 도착할 즈음의 하늘을 찍어보았다.
예쁘구만.
마지막으로 화장실에서 종종 쓰는 기계.
50센트 혹은 1유로 넣고 들어가면 됨. 마치 지하철처럼.... 저렇게 돈 내는 곳은 대부분 깨끗했다. 우리 나라도 이랬으면 싶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라면 돈 내면 더 드럽게 쓰고 갑질할 듯.